작년 이맘때 '미디어 트레이닝'과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취재 매체는 '미디어오늘'이었죠. 처음 인터뷰 요청을 받고 어떻게 인터뷰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습니다.매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비판적 시각 때문에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행위가 자칫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던지, 오히려 기업의 투명성을 해치는 것이라던지, 삐딱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기자는 계속 미디어 트레이닝의 부정적인 측면을 말하도록 유도하였지요.
인터뷰 하기에 앞서 핵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과 가장 대답하기 난처한 예상 질문 10개를 간단히 정리하였습니다. 우선, '미디어 코칭'이란 무엇인가? (나의 입장에서) 미디어코칭을 통해 무엇을 제공하는가, (코칭을 받는 입장에서) 무엇을 배우고 익히게 되는가 등과 같은 질문을 통해서 '미디어 코칭'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만들기 시작하였지요. 이것 저것 정리하다보니, 무엇인가 명쾌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더군요. 인터뷰해서 기사화 되는 매체의 독자를 고려하지 않았더군요. '미디어오늘' 신문은 일반인보다는 언론계 종사자 및 공공 분야 담당자였고 그렇다면, 그들에게 부합하는 목표나 의미를 중심으로 설명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론적으로 이런 대상을 '준거틀 또는 기준(Frame of reference)'이라고 합니다. 인터뷰를 할 때, 질문을 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기자)를 통해서 인터뷰 내용을 읽는 사람들의 관심과 궁금증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죠. 결국 나는 미디어코칭이란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과 인터뷰를 받는 사람, 두 주체의 상호 'win-win'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로 하였죠. 인터뷰 진행 시에는 이를 '건강한 취재원이 건강한 언론을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조금 쉽게 변형해 반복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것이 그대로 헤드라인이 되었더군요. (게재된 기사 형식은 대담이지만,개별적으로 취재해서 형식을 바꾼 것입니다.) 아래에 기사 전문을 올립니다.
“건강한 취재원이 건강한 언론 만든다”
[미디어오늘] 지난 3월 말 롯데월드 무료 개장 때 난 사고를 두고 그룹의 한 임원이 “손님들의 문화의식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는 발언은 기업 임원의 미디어 교육 필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말 한마디로 기업의 수백 억 원, 수천 억 원에 달하는 홍보비를 날렸기 때문이다. 반면 존슨앤존스, 타이레놀 등과 같은 외국계 기업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이고도 효과적인 미디어 대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미디어트레이닝 월드와이드코리아’의 송은주 이사와 에델만 코리아의 를 만났다.
사회= “‘미디어교육’이라 하면 ‘언론플레이’라는 부정적 개념이 떠오르기도 한다.”
송은주(이하 송)=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오는 고객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다르다.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야구로 비유를 하자면 미디어교육은 야구의 룰을 제대로 이해시켜 경기를 풀어나가게 코치해 주는 것인 반면 언론플레이는 심판에게 돈을 먹이는 것 정도가 될 것이다.”
강함수(이하 강)= “실제 팩트와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업이나 구성원에게 미디어교육은 불가능하다. 언론플레이와 혼동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미디어를 단순히 홍보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언론을 ‘이해’하려들지 않는다. 언론플레이는 언론을 잘 몰라도 가능하다. 이런 경우 그냥 언론사에 돈을 내고 광고를 하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사회= “미디어교육의 개념 정의는.”
송= “미디어에서는 일반 대화와 다른 문법이 존재한다. 취재원은 바로 앞의 기자를 만나고는 있지만 결국 그 대화를 듣고 보는 수신자는 멀리 있다. 이걸 알려주는 것이 미디어교육이다.”
강= “같은 개념에서 미디어교육은 미디어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고객들 가운데는 홍보 업무를 10년 넘게 하며 수많은 기자들을 아는 사람도 있다. 보통 그런 분들은 자신이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만 꼭 필요한 설명 외의 많은 허점을 생각 없이 기자들에게 노출하는 홍보담당관인 경우도 있다. 미디어에 대한 ‘이해’ 없이 ‘이용’하려들기만 하기에 그런 것이다.”
사회= “어떤 사람들이 미디어교육을 받으려 하나.
송= “다국적 기업은 대다수가 실시하고 있고 국내 기업도 30대 기업의 경우 거의 교육을 받았거나 검토중이라고 보면 된다. 이들 기업의 임원이나 홍보실직원이 1차 대상자가 된다. 특히 요즘은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각 당 주요 후보들 가운데 미디어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은 많다.”
강= “정치인 등의 직군이 미디어교육을 받으면 우리 사회에서는 안 좋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정책을 만들거나 입안하는 사람들은 미디어를 반드시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교육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때문이다.”
송=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미디어교육 수료 여부가 승진의 요건이 되기도 하는 만큼 당연히 배워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강=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마치 성인과외로 배웠다고 느끼기에 지금 대다수 고객들이 그러하듯 미디어교육을 몰래 받으려는 사람이 많다.”
사회= “이들의 ‘언론관’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일 것 같은데.”
강= “부정적이라기 보다는 두려워한다는 표현이 더 가깝다. 이는 언론이 자신들의 말을 편의에 따라 조작한다고 인식하는데서 출발한다. 이렇다 보니 이들은 미디어와 접촉을 안 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부처 직원들의 가장 큰 실수 가운데 하나가 방송 카메라 앞에서 손을 저으며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는 것보다도 더 안 좋은 효과를 낸다.”
송= “맞다. 무조건 피하고 보자는 태도가 대다수다. 고객들 가운데는 ‘기자하고 형님 아우로 지내다가 옷 벗은 내 친구가 여럿이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회= “언론이 잘못하는 것도 많지 않은가.”
송= “물론 함정인터뷰 등 아무리 조심해도 기자가 불순한 의도로 시나리오를 짜고 접근하면 걸려들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들 때문에 언론을 욕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다수 기자들은 취재원이 하지 않은 말을 기사화하지는 않는다. 기자들에게 당했다는 사람들에게 문제의 발언을 했는지 여부를 물으면 하나같이 했다고 결국 시인한다.”
강= “미디어 비평 차원에서는 언론에도 문제가 있고 할 말이 많겠지만 고객들을 교육할 때는 이런 미디어의 속성을 일단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취재원이 건강하면 언론도 건강해질 것이라는 게 개인적 지론이다. 언론이 의제설정을 위한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고 있음도 인정해야 한다.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다르듯 언론마다의 시각을 고려해서 대처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송= “사실 한국 언론만큼 정치적이고 민족적인 언론도 없다. 외국계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그 점들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업체를 찾는 경우도 많다.”
강= “돼지를 한 마리 놓고 정육점 주인은 상품으로 보고 화가는 정물로 보고 수의사는 고객으로 보는 것과 같이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이를 인정하고 언론보고 시각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네모난 창으로 보이기 원하면 아무리 둥글어도 최대한 네모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미디어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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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한 마리 놓고 정육점 주인은 상품으로 보고 화가는 정물로 보고 수의사는 고객으로 보는 것"
2007/05/14 07:37갑자기 머리고기와 족발이 떠오르네요.
막걸리나 소주도 한잔 해야겠네요. 사실 위의 문장은 기사되는 과정에서 많이 축약, 수정되어 충분한 의미전달이 되지 않은 측면이 있죠.반갑습니다.
2007/05/16 19:03